별거아닌 1시간의 시간차 이지만,

바다건너 머나먼 이국에서조차 나와 야한얘기를 하는 당신과 수다를 떠노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내앞에서 수줍은척 웃으며 입으로는

일반인들은 하지못할 그런말들을 내뱉는 그런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당신의 감수성은, 농염하게 발달한 나의 레이더와 닮아서

내가 '보내기'를 누르면 온몸으로 진하게 '회신' 하는것이 또 야해.

맞아,

존나 야해.

그리고 난 이게 자연스럽다는걸 알아.

 

우리의 섹스도 마치

나의 시그널과 당신의 리액션이 합쳐진 그런 포르노가 아닐까해.

그래서 글을 쓰는 지금이 나는 엄청 흥분되.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흥분하길 바라.

 

 

 

 

 

 


 

 

 

 

 

 

 

 

 

 

 

 

 

이미 마음속으로는 골백번도 더 잤을 터였다.

이 사람의 손길, 허리의 반동, 표정, 목소리, 숨소리, 체온.

 이 모든것들을 나홀로 상상하며 지내온 자기 위로의 순간이었다.

 

 

 

지난 연애의 폐해였을까.

나는 어쩌면 진짜'나'라는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기는 한걸까 라고

많은 시간 되뇌이며 우울해했다.

사실은 몸만 사랑한게 아니었을까 하고, 답지않게 우울한 생각을 키우면서

아니, 내심 나랑 자는게 좋았을 수 밖에 없다는 자위를 하면서

그렇게 지내온 시간들이었다.

 

 

나는 J와 썸아닌 썸을 타면서 처음으로 육체적인 부분이 아닌

정신적인 교감이 완성됨을 느꼈다.

내가 생각하는 부분과, 이사람의 생각이 일치됨을 느낄때 마치 오르가즘같은 느낌의

그 어떤것이 이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결혼을 하면 인테리어는 이런식으로 하고 싶고, 고양이를 키우고 싶고,

평범한 주말 일상의 모습들에 대해 얘기하면서

서로가 같은 로망과 상상을 하고있다는 것을 알았다.

무엇보다 나와 이렇게 플라토닉으로써 연결되어있는 이 사람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생각해봤다.

이런 사람과 섹스를 한다면.

아마 난 녹아내릴 수 밖에 없을거야.

그 어떤 저항도 할 수 없고, 마치 용광로에 금속을 녹이듯이

우린 그냥 누가 더 뜨거운지조차 알 수 없게 서로가 서로를 더욱더 녹여버리겠지.

 

 

뜨겁다.

여름의 햇살따위, 비교도 안될만큼 그냥 나의 살갗에 직접 닿아 녹아내린다.

그 숨이, 그 손끝의 열기가.

엄청난 열기로 나를 녹이러 다가온다.

처음엔 어색한 거리감을 유지하면서 와인을 마셨고, 얘기를 나눴다.

두런두런 회사얘기를 하고, 그날 갔다온 워크샵 얘기를 또 했다.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의 비하인드도 풀어가며 당신과 눈이 마주쳤는데,

 

 

안되겠어.

 

 

나는 소파에 앉아있는 그의 위로 올라앉았고, 그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나를 받아 안았다.

마치, 기다렸어- 라고 하듯, 입술부터 어깨, 허리까지 어느 한군데 빠지지 않고 사랑해 주었다.

무언가 자꾸 닿고, 나의 다리 사이로 쿡쿡 찔러오는 것이 너무 야릇했다.

 

 

"하.."

 

 

숨비소리 마치 터지던 나의 소리는 방안을 가득 메웠고,

흥분에 젖어 짙어진 그의 숨소리도 피아노의 반주처럼 나의 멜로디에 섞여갔다.

나한번, 너한번.

예민하게 움찔거리는 그의 단단함이 ,

티라미슈 맨 밑바닥의 커피에 축축해진 시트처럼 젖은 나와 만나 리듬을 탄다.

나를 쳐다보는 그 눈동자, 그리고 능숙한 손가락으로 나를 놀려댄다.

그래. 그 손가락. 나는 왜인지 손가락에 약하더라.

당신의 손가락은 정말 왜그렇게 야한지.

노트북 위에 손을 얹고 일할때도 그렇고,

섹스할때 나를 애무하는 그 손길도 그렇다.

 

 

그러다 내가 다시 그의 위로 올라갔을때,

 

 

아!

 

 

내 섹스라이프에서 거의 느껴보지 못했던 감각.

나는 내 이성의 스위치가 탁! 하고 꺼져버린거같은 기분이 들었고,

그의 허리는 내가 가장 좋은 음계를 낼 수 있도록 나를 조율해냈다.

나는 당연하다는듯이 최고의 소리를 낼 수 밖에.

그리고 연주자였던 그는 곧 퐁당쇼콜라처럼,

반을 가르자마자 터져 흘러버리는 달콤한 초콜릿과 같이

달큰한 내음과 함께 울컥하고 짧게 신음했다.

그리고 언제나 그는 나의 고막에 직접 전달한다.

 

 

 

"사랑해."

 

 

 

목에 착 감기는 그의 팔베게를 받으며,

나는 사랑이 무엇인지 다시끔 깨닫는다.

플라토닉? 섹스?

그게 뭐가 중요하지?

사랑은 그냥 사랑이잖아.

내가 당신을 생각하는게 그냥 사랑이잖아.

당신이 나를 생각하는게 곧 사랑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