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에 대한 생각이 비교적 확고하게 자리잡았다고 생각하는 나도

남자와 여자에 대한 얘기들 중에서 아직도 잘 모르겠는 명제가 하나 있는데,

 

 

'남녀 사이에는 친구란 없다.'

 

 

 

굳이 명제라고 표시한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은 저 문장에 대해 확실한 자기만의 생각을 가지고

저말은 진짜야! 혹은 저건 아니지. 라고 말을 하는데 나는 그런것같기도, 아닌것 같기도 해서

매번 말할때마다 마음이 달라진다.

어떤 사례를 보면 남녀 사이에 친구가 될 수 있다고도 보여지고,

또 다른 사례를 보면 역시 남녀에 친구가 어딨어 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솔직히 말하면 저 명제에 대해 나는 남녀 사이에 친구는 없다가 한 70%쯤 되고

남녀 사이에도 친구는 있을껄 정도의 생각이 한 29%쯤 된다.

남은 1%는 좆도없다 쯤?

 

 

 

 


 

 

 

 

 

 

 

 

 

 

제목부터 냄새가 나지만 실은 요즘 부쩍 나한테 관심을 가지는 분이 계셔서 쓰는 글이다.

흥 솔직히 나도 마음 있었으면 이런생각 안할텐데 쯧.

 

 

내 얼굴은 칼한번 대지않은 토종으로 눈이 작아서 쌍커풀 수술 하고싶다는 말만 10년째 하는중이다.

예쁘진 않았고 그렇다고 너무 못생기지도 않았으며 약간 범생이 같이 생겼다.

맞다. 잘 못꾸미고 다닌다는 얘기임.

그래서 그런지 나는 또래보다는 좀 나이가 있으신 분들의 취향(?)이라

나를 좋아했던 사람들은 대부분이 다 오빠들이었다.

 

 

전 직장에서 알게된 남자 H는 나와 나이차이가 꽤 난다.

내가 그와 동갑인 남자를 만난적이 있는걸 아는 그는 내가 최근 이별을 겪은 뒤부터 연락이 잦다.

물론 남자친구 있을때도 가끔 연락하고 그러긴 했지만 유독 더 한다.

그분은 뭐 워낙 오지랖 넓으신 분이고 술사준다니 나는 좋았고 그런정도?

당시에 내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해서 그냥 지인들을 죄다 만나고 다녔던거같다.

내 얘기 잘 들어주고, 술도 사주고, 같이 액티비티도 하고 그랬으니 나한테는 그냥 편한 친구같은 사람이었다.

 

 

어제는 중요한 약속을 깨고 나와 술을 마시러 왔더라.

도저히 이해가 안되서 물었더니 그냥 심심해서 보러 왔다고만 했다.

느낌이 쎄해서 일부러 소개팅을 해달라고 졸랐다. 어차피 내가 혼자인걸 아니까.

전에는 소개팅 시켜줄 남자가 무지 많은것처럼 말하더니 막상 찾아보면서는 없다는 얘기를 했고,

이 사람은 나이가 많다는둥 이사람은 거리가 너무 멀다는둥 자꾸 둘러대는 것이었다.

그래서 약간 짜증이 올라와서 말했다.

 

 

 

"내 주변엔 왜 나 헤어지고서 만나고 싶어하는 남자들 뿐인지 모르겠어."

"니가 남자친구가 있었으니까 그러겠지."

"정말 내가 좋으면 남자친구의 유무와 관계없이 표현을 해야하는거 아니야?"

"잘 만나고 있는데 괜히 마음에 흙탕물 튀기는거 같잖아."

"그냥 단지 사이가 멀어지기 싫어서 고백을 안하는것 같은데?"

 

 

 

얘기를 하다보니 H의 말이 맞다고도 생각이 들었지만, 그는 마치 자신의 얘기인양 니가 그렇게 생각할수는 있지만

남자친구가 있기때문에 말을 안하는거다를 굉장히 어필했다.

다른사람이 그렇게 말했다면 아 그렇구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겠지.

근데 그래. 나도 모르는건 아니야. 오빠 말도 일리가 있긴 한데 나는 왜 자꾸 그게

변명같냐고.

그러니까 결국 우리는 친구라는 신분을 이용해서 만나는데 둘중하나가 다른마음이 생기는

그런 상황이 되버리는거잖아?

남녀가 둘이 만날때 정말 아무런 마음없이 만날 수 있을까?

얘가 친구로써 좋아서 만나는걸까? 술이 취해도 그런소릴 할 수 있을까?

 

 

실제로 내가 다른사람과 헤어지고 난 직후 남사친이라고 생각했던 3명의 남자가 나한테 술먹자고 연락온일이 있었다.

황당했다. 자기도 솔로라고 말하며 외롭다면서 말을 걸어오는데

이건 마치 먹잇감을 노리는 하이에나들의 모습과 겹쳐져서  달려드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결국 나는 그 셋중 아무하고도 술을 먹지 않았으며, 보지도 않았다. 이사람들은 나를 친구로 생각하고 만나자고 했던걸까?

내가 꼬였던거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나이 차이가 많이난다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던게, 10살 넘게 차이 나는 남자도 내가 좀 좋은것 같다며

만나보고 싶다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사랑에 나이가 어디있겠냐만은.

 

 

미묘하게 찝찝하고 짜증이 난다.

마음이 있으면 빨리 고백해. 정중히 마음안다치게 거절할게.

내가 마음 없는거 알겠으면 자꾸 간보지 말고.

 

 

아 서로 제발 아무런 마음이 없음을 확인받고 싶다!!!!!!!

 

 

 

 

 

 

+)

남은 '1%의 좆도없다 쯤?'이란

존나 100%같은 1%인 어장이라고 보시면 됩니다.